• 기억속 어린이날

 어릴적. 해마다 5월로 접어드는 그 순간 부터 나는 학교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착한 어린이','품행이 방정한' 아이 모드로 행동을 전환하였었다. 어머님의 잔소리가 마르지 않았던 책상정리는 기본이고 걸레질 부터 시작하여 출근하시는 아버지께 유별난 아침인사를 드리곤 하였다. 그렇게 치밀하게 '선행(?)'을 한 보답으로 부모님께서는 약간의 용돈과 기본 좋은 먹거리로 어린 아들의 공로를 인정해 주셨다. 평생 이런 날만 있어라 기도하면서 아침밥을 먹기 무섭게 동생들과 함께 극장으로 달려갔다. 개봉관은 아니지만 동네에 하나 밖에 없는 극장인지라 아침부터 줄을 서야만 그나마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관람 할 수 있었다. 줄울 서서 차레를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지 않았고, 극장안에서 먹으리라던 과자를 야금야금 먹다보면 빈봉지만 가지고 입장하곤 하였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올 때면 난 영화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김밥가방 달랑달랑 메고 동네형들과 '어린이 대공원'으로  버스르 타던 기억이 새롭다.

스스로 즐기고자 하였고,  그 날을 즐기기위한 '상상'들이 며칠을 지배했던 어린 시절. 30여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아이들을 위한 행사에는 어른이 절반.'어른들을 위한' 아이들의 행사가 되어버린 모습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의 꿈'을 이야기 하는, 아이들만 즐길 수 있는 행사가  그리워진다.